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 - 데이비드 베너타

_ㅅ 2023. 10. 10. 10:38

철학...책이었음
논쟁 뭐 반론 이런거 좋아하는 철학씹덕후들은 나보다 더 잘읽을듯
나는 그냥 제목보고 선택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에 뒷 소개글도 정말. ..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킴

"이 책은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사실상 이 책에서는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는 논제를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말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이는 주장에  근거를 둔 논증을활용하여 이 논제를 옹호하고 있다. 책의 구조는 잘짜여 있으며, 매우명료하게 쓰였고 논증되었으며, 몇 가지의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반론을 예상하고는... 사려 깊은 대응을 제시한다." - 콜로라도 대학교 데이비드 부닌

"... 매우 도발적이고 마음을 끄는 책이다." - 예시바대학교 데이비드 와서먼

p.1 비록 사람의 삶에 있는 좋은 것들이 그런 것들이 없을 경우보다는 삶이 더 잘 진행되게 하기는 하지만, 만일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좋은 것들이 없다고 해서 박탈을 겪을 수 없다. 존재한 적이 없는 사람은 박탈을 겪을 수 없다. 

p.18 아기를 가짐으로써 새로운 사람들을 창조하는 것은 인간 삶의 너무나 거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정당화를 요구한다는 생각조차 거의 하지 않는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기를 만들어야 하는지 만들지 않아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냥 만든다. 다시 말해서 출산은 보통 섹스하다 보니 나온 결과이지 사람을 존재케 하려는 결정의  결과가 아니다.

p.30 전체주의 체제가 국민들로 하여금 군사적인 이유로, 즉 풍부한 수의 새로운 군인 세대에 대한 욕구 때문에, 출산을 강압하거나 강제하고, 그러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독려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이는 총알받이(cannon fodder)를 위한 친출생주의이다.

p.37 멸종 질문에 답하면서 나는 비록 멸종이 그 멸종 전에 살게 되는 사람들, 특히 멸종 바로 직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나쁠 수 있지만, 인간 멸종 상태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다. 나는 다른 사정이 모두 동일하다면, 인간 멸종이  나중에 일어나는 것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정말로 더 낫다고 논할 것이다.

p.134 내가 보통의 건강한 삶에 제시한 염세주의적 견해를 받아들이건 받아들이지 않건 낙천주의는 확실히 세계가 담고 있는 명백한 괴로움의 양을 고려할 때 대단히 허약한 근거 위에 서 있다(나는 여기서 오직 인간의 괴로움에만 초점을 맞추겠다. 그러나 우리의 행성을 공유하고 있는 수조 마리의 동물들 - 우리가 오직 잔혹하게 다루다가 인간이 소비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죽이려고 매년 존재케 만드는 수십억 마리를 포함해서 - 의 괴로움까지 고려할 때 낙천주의는 훨씬 더 가당찮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연재해를 살펴보자. 1천5백만 명 이상이 지난 1천년 동안 그런 재해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 몇 해 동안 홍수로 해마다 2만 명이 죽었으며 '수천만 명'은 재해로 괴로움을 겪었다. 몇 해에는 그 수가 더 컸다. 2004년 12월에는 사람들 수십만 명이 쓰나미로 목숨을 잃었다.
 약 2만 명의 사람들은 매일 굶주려 사망한다. 8억4천만 명의 사람들이 굶주림과 영양 부족으로 죽지는 않지만 고통을 겪는다. 이것은 현재 살고 있는 약 63억 명의 사람들 가운데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수다.
 질병은 해마다 수백만 명을 황폐하게 만들고 죽인다. 예를 들어 전염병을 생각해 보라. 기원전 541년부터 1921년 사이에 1억2백만 명의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쓰러졌다. 인류의 인구는 이 기간 동안 현재 규모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하라. 1918년에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5천만 명이 죽었다. 현재 세계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그리고 세계 여행의 속도와 양을 고려할 때 새로운 인플루엔자 유행은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죽음을 낳을 수 있다. HIV는 현재 해마다 거의 3백만 명의 사람을 죽이고 있다. 다른 모든 전염병을 합하면 한 해 1천1백만 명이 전염병으로 고통을 겪다가 죽는 것이다. 악성 종양이 보통 상당하고 질질 끈 고통의 기간을 거치게 하고 나서 추가로 7백만 명의 생명을 해마다 앗아간다. 거기에(해마다 도로 사고로 죽는 1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해마다 약 350만 명의 사람들이 사고사를 당한다. 다른 모든 사망까지 더하면 엄청난 합계로 약 5억6천5백만 사람들이 2001년에 죽었다. 이건 분당 107명이 넘는 사람들이다. 세계 인구가 커짐에 따라 사망자 수도 증가한다. 유아 사망률이 높은 세계의 일부 지역, 그 죽음 중 많은 수에 뒤따라 몇 해 안에 또 그만한 생명이 탄생한다. 그러나 기대 수명이 길 대조차도 더 많은 출생은 더 많은 죽음에 이른다는 것을 안다. 이제 죽음의 수에 사별한 사람을 애도하며 그리워하는 살아남은 가족과 친구의 수를 곱해 보라. 모든 죽음마다 고인을 생각하며 비통해하는 사별당한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

p.136 많은 질병도 인간 행위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우리 종의 일부가 다른 사람들에게 가한 더 의도적으로 야기된 괴로움을 살펴보라. 한 권위 있는 저자는 20세기 전에 1억3천3백만 명의 사람들이 대량 학살로 사망했다고 보고한다. 동일한 저자에 따르면 20세기의 첫 88년 동안 1억7천만 명의 사람들(그리고 아마도 그 수는 3억6천만 명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이 "총을 맞고, 두들겨 맞고, 고문당하고, 칼에 찔리고, 불에 태워지고, 굶주리게 되고, 동상에 걸리고, 깔려 쭈그러뜨려지고, 노동을 강제당하여 죽었다; 산 채로 묻히고, 익사당하고, ... [목 매달리고], 폭격당하고, 그리고 그밖에 수많은 방법으로 정부는 무장하지 않은 무력한 시민과 외국인들에게 죽음을 가하였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명백히 전쟁 도중 죽임을 당한다. <폭력과 건강에 관한 세계 보고서>(World Report on Violence and Health)에 따르면 16세기에는 분쟁과 관련한 사망이 1백60만 명이었고, 19세기에는 1천9백4십만 명, 그리고 20세기는 가장 유혈이 낭자한 세기로 1억9백7십만 명이었다. 세계건강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전쟁과 관련된 부상이 2000년에 31만 명의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추산한다. 그런데 2000년은 특별히 유혈이 낭자한 해로 두드러지게 기억되지도 않는 해다.
 괴로움이 거기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정부가 아니라 사인에 의해) 강간당하고, 폭행당하고, 불구가 되고, 살해당하는 사람들의 수를 생각해 보라. 해마다 4천만 명의 어린이들이 학대받는다. 현재 살아가고 있는 여성과 소녀들 중 1억 명 이상이 강제로 음핵을 절제당한다. 그리고 수많은 형태의 억압은 말할 것도 없이 노예화, 부당한 구금, 따돌림, 배신, 모욕, 그리고 협박이 있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괴로움이 너무나 커서 - 또는 그 괴로움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명료해서 -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예를 들어 2000년에는 81만5천명의 사람들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p.138 그러나 이 대부분의 괴로움을 겪지 않는 삶이 조금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그러한 삶이 내가 말한 것보다는 더 낫다고 하더라도 그(상대적인) 높은 질의 삶은 극도로 드물다. 아주 운 좋은 삶(charmed life)은 너무나 드물어서 그런 삶이 하나 있을 때마다 비참한 삶은 수백만이 있다.

p.143 각주, 4 '유전적 후손'이라는 용어는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불임 치료 의사의 출산 이익은 그가 다른 사람이 생식하는 것을 도울 경우에는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다('유전적 후선'이라는 문구는 자신의 생식세포에서 형성되는 존재에만 한정되지 않고 자신의 복제인간도 포함한다).

p.274 그러므로 나에게는 인간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존재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우려는 우리의 존재가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는 인간의 오만한 증후이거나 잘못된 감상주의의 증후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 멸종이라는 전망을 애석해한다. 이 멸종이 임박하기도 하고 또 그렇다고 알려지기도 한다면, 인류의 종말에 관한 고뇌는 훨씬 더 예리하게 될 것이다. 그 고뇌와 슬픔은 그러나 인간 삶의 종말 전에는 있을 수밖에 없는 괴로움의 또 하나의 특성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