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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화영(2018)

박화영 리뷰

비극적이다. 내용이나 그 내용을 다루는 형식이나

 

영화 감독으로서, 미디어를 생산하는 사람으로서 그 미디어가 시청자들에게 그리고 세상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야한다. 거만한 영웅주의에 빠져 자기가 나서보겠다고 비밀을 파헤치겠다고하며 말은 장황하지만 정작 약자의 입장엔 한번도 서본 적 없는 인간이 만들어낸 끔찍한 산물이라고 표현하고싶다. 현실성 높은, 실제적인이란 단어 뒤에 숨어서 수많은 폭력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모방 범죄의 위험과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미칠 2차 가해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무책임의 덩어리 그 자체다.

 

단순히 자극적인 장면들을 반복하여 보여주는것은 이런 소재에선 상당히 위험한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고, 그 문제를 고발하고자 하는 방식의 영화 중에 스포트라이트(Spotlight, 2015)와 비교를 하자면 스포트라이트는 이 영화와는 아주 상반된 분위기와 스토리텔링 방식을 보여주고 이러한 종류의 문제를 영화라는 매체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준다. 안타깝게도 박화영은 아주 폭력적이며 (충분히 예민하고 민감해야 할 문제에)민감하지 못한 아주 안 좋은 예시이다.

 

또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입체적이지 못하다. 캐릭터에게 아주 단조로운 목표와 아주 단순한 이유, 꽤 실제적인 범죄행위를 쥐여준다 해서 그것이 설득력 있는 캐릭터가 되진 못한다. 모든 캐릭터가 주변에 들리는 이야기(카더라)로 조합된 인물 같았다. 특히 세진을 보면.. 그 이야기가 대부분 남성의 입장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임에는 명백해진다.

 

그 외로, 배우들의 연기는 눈부셨으나 이런 영화 속에서 빛나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