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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 - 존 카치오포, 윌리엄 패트릭

너무 너무 외롭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게 너무 힘든 상태였을때.. 진짜 극심한 외로움때문에 고통을 느끼고 그걸 반복하는것에 지쳤을때 읽었었다. 도움은 많이 됐지만 난 여전히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인건 어쩔 수 없는듯...ㅎㅎ


만약 네가 빨리 가고 싶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

아프리카 격언



p.10 저는 올해 쉰여섯 살로 수년 전에 이혼했어요. 저는 늘 외로움을 느껴요. 이혼하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외롭다고 말하면 그들은 늘 "결혼했는데 왜 그러세요?" 라는 반응을 보였어요. 저도 그렇겠거니 하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혼하고 나니 혼자인 상태와 외로움은 별개의 문제임을 깨달았어요. 수많은 사람 속에 섞여 있을 때나 직장에서나, 심지어 친척이나 가족과 함께 있어도 늘 외로움을 타요. 때로는 정말 견디기 힘들어요. 의사들은 우울증이라고 하지만 우울증과는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 인간은 혼자 태어나 혼자 죽는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출생과 사망 사이의 그 무수한 나날을 어떻게 지낼까요? 자신이 실제로 다른 사람과 완전히 하나가 된 듯 느낄 수 있을까요? 언제나 저 혼자라는 느낌을 지울 방법이 없을까요? 쇼핑을 해도,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그러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아요. 상대를 가리지 않고 남자들과 동침해도 해결되지 않아요. 어떻게라도 해결할 방법이 있으면 제발 좀 알려 주세요.

 외로움에 관한 연구 논문을 읽고
 한 여성이 어느 잡지에 보낸 편지에서

p.17 영어에 '고통(pain)'과 '갈망(thirst)'을 의미하는 단어는 있지만 그 반대를 의미하는 단일 단어는 없다. 그러한 고통 없는 상태를 부차적으로 설명할 뿐이다. 그런 고통 없는 상황이 정상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연구 결과에 다르면 '외롭지 않음'이 '목마르지 않음'이나 '고통스럽지 않음'처럼 정상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p.19 fMRI에 의존한 다른 연구들은 우리 인간이 다른 인간을 볼 때, 또는 인간의 사진을 볼 때 우리의 뇌가 다른 물질을 볼 때와 달리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흥미롭게도 애완동물을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들은 개나 고양이 사진이나 그림을 볼 때도 똑같이 뇌가 반응한다.

p.23 그러나 혼자 있는 것이 반드시 외로운 것은 아니다. 정신과 의사 앤서니 스토는 저서 <고독의 위로(Solitude)>에서 혼자 있는 것의 즐거움을 탐구하고 때로는 혼자 있어 보라고 권한다. 열대 우림에서 연구하는 과학자, 장시간에 걸쳐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피아니스트, 산악 지대에서 훈련하는 사이클 선수를 생각해 보라. 학문과 저술만이 아니라 기도와 명상에도 장기간의 고독한 생활이 필요하다. 예술이나 과학도 마찬가지다. 요즘의 힘든 결혼 생활에서는 맞벌이를 하든, 한쪽이 야근을 밥 먹듯 하고 한쪽이 전업주부 역할을 맡든 간에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불만이다. 또 타당성 여부를 떠나 고독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은 늘 보호가 필요하거나 노이로제 환자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p.26 유대를 맺을 수 있는 다음 기회가 올 때까지 외로움을 잘 견뎌 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멸적인 늪에 빠져 끔찍한 생각만이 아니라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몸 안에서 장기적으로 파멸적인 세포 반응을 자극한다.

p.36 1장에서 사례로 든 케이티 비숍의 경우 사회적 유대감이 매일 최소한 어느 정도 필요했던 이유는 유전적으로 유대감에 대한 기대 수준이 원래 '높게'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성인기에 접어들면서 자신에게 다른 무엇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단지 그 '다른 무엇'이 어떤 것인지에 관해 잘못 생각했을 뿐이었다.
 반면 그레그의 경우는 사회적 유대감의 유전적 기준이 그보다 훨씬 '낮게' 설정되어 있었다. 그는 실제로 혼자 지내기를 좋아햇다. 그런데도 그 역시 한동안 외로움에 시달렸다. 환경이 크게 변해서가 아니라 친밀한 사회적 환경에서 상대방과의 부조화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p.39 그러나 유대감의 욕구가 유전적으로 강하게 설정되어 있는 경우는 유전자의 기여도가 48퍼센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나머지 52퍼센트는 우리가 만나는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p.49 외로움을 형성하는 유전적 요인과 생활 환경 사이의 상호 관계는 일반적으로 우리의 통제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 그러나 외로움이 일으키는 방어적 사고, 즉 외로운 사회 인지는 일단 촉발되면 사소한 일도 하늘이 무너진 듯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우리가 외로울 때는 부정적 상황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뿐 아니라 긍정적 상황에서 위안을 충분히 얻지도 못한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위안을 얻을 때도 그런 위안이 기대했던 것보다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무리나 동료와 섞여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고, 의도치 않게 혼자 있을 때 위험하다고 느끼도록 진화된 생명체의 경우 고립감과 위협 인식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켜 경계심을 고조시킨다. 자연은 우리가 신체적 위협에 당면했을 때 거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투쟁 도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 자극을 받았을 때 투쟁할지 도주할지 판단하는 본능적 반응)'이라는 일련의 생리적 반응과 함께 고도로 민감한 경계 능력을 부여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의존하는 신경학적인 프로그램은 수백만 년 전 우리의 선조가 직면했던 '치고 달아나는(hit-and-run)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반응으로 진화한 것이다. 그 결과 우리의 스트레스 반응(투쟁이냐 도주냐?)은 심혈관계의 저항력을 높여 주고 신체의 활동성을 강화하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사나운 들개의 공격을 받을 때는 그런 호르몬이 우리의 목숨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 요인이 소외감이나 외로움일 경우에는 그런 흥분성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서 우리 몸의 노화 현상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도 만성 외로움이 가져다주는 스트레스의 고통은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우리는 '투쟁 도주 반응'에 반대되는 매우 중요한 시스템인 '쉼과 소화(rest-and-digest)의 생리학'을 포함해 다양한 사회학적, 심리학적, 생물학적 현상을 연구했다. 우리 몸의 세포와 기관은 스트레스에 장시간 노출되면 손상되지만, 숙면 같은 회복 촉진 행위를 통해 보수되고 유지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 본 바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몸과 마음에서 이런 보수 유지 기능은 사회적 세계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p.52 외로움에서 특히 고약한 점은 외로움 그 자체에 모순이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적어도 다른 한 사람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외로움이 만성적일수록 다른 사람의 협조를 얻어 내기가 더 힘들다는 모순을 말한다.

p.52 굶주림이나 통증 같은 불편한 상태에 처하면 우리 스스로 더 나은 조건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그런 문제는 독자적인 행동으로도 간단히 해결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으면 되고, 발에 가시가 박혀 아프면 가시를 빼내면 된다.
 그러나 그 불편한 상태가 외로움이라면 거기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상대방과 유대를 맺고 싶어 해야 한다. 이러한 유대를 맺기 위해서는 자유가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는 같은 시간표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조건이 맞지 않으면 좌절감 때문에 적개심이나 우울증 혹은 절망에 빠질 수 있으며, 사교술만이 아니라 자제력까지도 잃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쾌락으로 고통을 덮어 버리려는 욕구가 자제력을 억눌러 난잡한 성생활이나 폭음과 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부정적인 행동이 생활 속에 자리 잡으면 자기방어적인 행동이나 냉담함 또는 도발적인 행위가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그 결과 사회를 비관적으로 보려는 생각이 굳어져 다른 사람들로부터 실제로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이렇게 마음에 상처를 입은 데다 따돌림으로 모욕까지 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상황은 더욱더 극단으로 치닫는다.

p.61 미래가 외로울 것이라는 일시적인 느낌조차도 자기 조절의 어려움을 높여 주어 이 실험 자원자들처럼 사고력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크다. 친구의 파티에 초청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수학 낙제의 핑계가 될 수는 없지만 타당한 설명은 충분히 될 수 있다. 물론 자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줄 수는 없지만 말이다.

p.65 우리가 이 세상에서 혼자인 듯 느끼며 방에 틀어박혀 있을 때 아이스크림 등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찾는 욕구는 지극히 정상적이다. 뇌의 쾌락 중추에 달콤하고 기름진 물질을 주입해서 우리가 느끼는 고통을 달래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적절한 자제력이 없으면 우리는 곧바로 그런 음식을 먹는다. 아울러 사랑하는 이에게 거부당했을 때 나중에 후회할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외의 실행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p.68 외로움 때문에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에서 외로움을 극복해야 한다면 너무도 가혹한 일이다. 또 실제 생활에서 외로운 사람들을 면담한 결과를 보면 그 고통이 너무도 잘 드러난다. 사소한 일과를 일부러 만들어 자기 조절을 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었다. "하루 중 외로운 시간은 해 질 무렵" 이라고 한 여성이 말했다. "일부러 편지통에서 우편물을 가져오지 않고 있다가 해 질 무렵이면 나가서 우편물을 수거하고 쇼핑도 합니다. 그냥 집에서 나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p.68 운 좋은 사람들은 그보다 깊이 있게 자기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다. 실제로 의미 있는 새로운 일과를 말한다. "달리 할 일이 없을 때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파이를 굽습니다. 예를 들면 손님을 치러야 한다고 말하는 이웃집에 주면 되니까요. 또 쿠키를 구워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도 합니다. 쿠키를 갖다 줄 곳은 의외로 많습니다. 고아원도 있고... 그러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빈 공간을 스스로 채운다는 사실이 중요하니까요."

p.74 앞서 살펴본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사고와 행동 모두를 혼란시킬 정도로 자기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힘을 가진 것은 단 한가지다. 이 불길한 힘은 인류 역사 초기와 각 개인의 어린 시절에서 기인하는 두려움이다. 그 불가항력적인 두려움은 '속수무책으로 위태롭게 홀로 있다."는 느낌이 자아내는 공포다.

p.78 홉스는 "두려움과 나는 쌍둥이였다."라고까지 말했다.

p.84 굶주린 맹수를 피해 다니면서 식량을 찾아야 하는 살벌한 현실 속에서도 쿵족의 남자와 여자들은 집단의 생존을 목표로 서로 헌신한다. 쿵족의 삶은 외롭기는커녕 배우자와 자녀, 늘 붙어 다니는 친척과 친구들, 적들, 그리고 경쟁자들과 서로 밀고 당기느라 바쁘다. 그러면서 서로의 생존에 도움을 주고 덤으로 애인까지 넘겨받는다.
 이 책만이 아니라 과학적인 연구 결과도 쿵족 여성들이 먹을거리를 구하러 나가지 않거나 남자들이 사냥을 나가지 않을 때는 노래를 하거나 노래를 짓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악기를 연주하고, 몸치장용 목걸이를 만들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놀이를 하고, 다른 집에 놀러 가거나 그냥 누워서 잡담을 즐긴다. 그들에게는 문자가 없다. 그러나 함께 모여 몇 시간 동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나눈다. 그들에게는 달력 또한 없다. 그러나 집단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사건으로 시간의 흐름을 파악한다. 아기가 처음 웃었다거나 말문을 열었다거나 나이가 들어 노망이 났다거나 죽었다는 사건이 시간의 흐름을 알려 주는 지표다.

p.86 그들에게는 선물 주기와 같은 이름 짓기 같은 의식이 있으며, 공동 조절을 위한 사회적 행동의 가장 중요한 의식으로 계절마다 전 부족이 한데 모여 무아경의 광적인 춤을 춘다.

p.92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워하고 다른 사람과 애착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가 보편화되면서 '환경적으로 안정된 적응'이 생겨났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연합, 신의, 사회적 협력, 상호 보호, 관심에 의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적어도 인간 사회 내부에서는 그런 규칙을 따르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해졌다.

p.94 물론 옳은 이야기다. 그러나 도킨스가 말하는 '이기적 유전자'가 간과한 점이 있다. 각 개인이 '이기적인' DNA의 집합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어느 수준을 넘어서는 진보는 유전자가 이기심을 극복해야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후손이 스스로 번식을 할 때까지 오래 살지 못한다면 번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바다거북을 살펴보자. 바다거북이 생존하기 위해 따라야 하는 규칙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해변에 수천 개의 알을 낳은 뒤 바다로 돌아가서는 모든 일이 잘되기를 바라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포유류는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 새끼의 수가 바다거북보다 훨씬 적다. 따라서 포유류의 경유 새끼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어미가 새끼를 충실히 보호하면서 상호 유대감을 유지해야 한다. 전략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진화의 사다리를 올라갈수록 더욱 복잡한 문제 해결 방식을 만들어 내고 사회적 학습을 더 많이 해야 하고 반사적인 행동과 정해진 행동 패턴보다는 다양한 상황에 따른 고도의 판단에 의존해야 한다. 따라서 새끼 각각에 대한 어미의 관심과 보호가 절실하다.
 영장류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더하다. 일반적으로 영장류는 한 번에 새끼 한 마리만 낳는다. 따라서 영장류에서 인간에 이르는 진화 단계에서 각 후손 개인에 대한 어미의 각별한 헌신이 필수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영장류 수컷의 경우 진화 사다리의 아래쪽에서는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러 암컷과 교미한 뒤 새끼의 양육을 암컷에게만 맡기는, 이른바 '안 되면 말고' 식의 전략이 통한다. 그러나 진화 사다리의 위쪽에서는 수컷에게도 더욱 친밀한 사회적 유대감과 새끼에 대한 헌신이 더 많이 요구된다. 사회적 유대감과 어린아이의 양육에 헌신하는 우리 원시 조상들의 행동은 그들이 후손 양육의 교육을 받아서가 아니다. 그들의 그러한 행동이 직계 후손만이 아니라 친척들도 그들 자신의 후손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 주기 때문이다. 출생-사망 주기의 다음 사이클을 이어 가는 데 성공해야만 자신의 DNA를 계속 후대에 전달할 수 있다.

p.98 암컷은 번식을 위해 시간과 주의력만이 아니라 열량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여러 종에서 수컷의 구애에는 영양분이 풍부한 '혼례 선물'이 포함된다. 동물의 배설물을 주식으로 하는 딱정벌레에게는 정성스럽게 굴려 크고 동그랗게 만든 코끼리 배설물이, 날파리에게는 죽은 곤충이 혼례 선물이다. 사마귀의 경우 '선물'은 수컷의 머리다.

p.101 인간의 모든 아기는 어느 정도는 '설익은' 상태로 태어난다는 뜻이다.

p.116 외로움의 정확한 구조를 알아내는 데 그보다 더 큰 어려움은 외로움이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심리학과 정신 의학의 초기 연구 대부분은 임상적 환경에서 여러 질병에 시달리는 개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함께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이 극심한 외로움과 우울증이었다.

p.117 외로움과 우울증의 공통적은 자기 조절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p.150 그 결과 전체 그룹에서 총 수면 시간은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외로움을 느끼는 학생들은 잠이 드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낮 동안 피곤함을 더 많이 호소했다.

p.156 한 대규모 연구에서 사주가 좋지 않고 병에 걸린 중국계 미국인들은 나이와 건강 상태를 비롯해 생활 방식이 비슷한 백인들보다 일찍 사망할 확률이 높았다. 자신의 사주가 나쁘다는 사실을 철저히 믿으면 믿을수록 수명은 더 짧았다.

p.162 '모방은 가장 성실한 아첨이다.'라는 격언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신의 행동이 모방당하는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고 해도 모방한 상대방을 좋게 평가한다. 상담 전문가들은 자신이 내담자의 자세를 모방했을 때 더 높이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잇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상대방과 친분을 맺고 싶은 욕구가 강할 때 상대방의 행동을 더 많이 모방하는 경향을 보인다.

p.165 갓난아기는 엄마의 피부와 접촉하면 평온함을 느낀다. 엄마와 자신이 실제로 하나의 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면 시간이 한참 지나야 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 사이의 이런 간극을 메우는 일이 우리 인간의 평생의 과제다.

p.172 포유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동물적인 뇌간, 때때로 이성적인 피질, 그 중간의 감성적 뇌의 세 가지 사이에서 기이한 제휴가 형성되면 외로운 사람이 실제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기고 싶은 데도 까닭없이 그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게 된다.

p.188 옥시토신은 마음을 진정시킴으로써 사회적 조절을 돕는다. 원숭이들은 깨어 있는 시간의 10퍼센트를 서로의 털을 다듬어 주는 데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반드시 청결이 목적이 아니다. 사회적 예의나 존중의 표시만도 아니다. 털 다듬기를 하면 리드미컬한 신체 접촉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서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되어 사회적 조화가 향상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따뜻하게 꼭 껴안아 주는 행동"이라고 말하면 회의론자들은 비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더 많ㅇ이 안아 주고 체벌은 더 적게 하면 모든 종류의 반사회적 행동이 줄어든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p.191 옥시토신은 스트레스 반응을 줄여 주고(비행기가 착륙할 때 배우자가 손을 꼭 잡아 주면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고통을 누그러뜨리며(아이가 아플 때 그 부위에 엄마가 손으로 문질러 주면 금방 낫는다는 생각이 든다.), 주의 집중력을 높여 준다.(코치가 선수에게 전략을 지시하며 어깨를 꽉 잡아 준다.) 실험실에서는 옥시토신이 실험 쥐들에게 소음과 밟은 불빛에도 불구하고 어미 노릇에 집중하게 해 준다.

p.191 마사지는 마사지를 해 주는 사람에게서도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시켜 주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마사지사들은 직업군으로 대비해 볼 때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가 낮을뿐더러 혈압도 정상 범위에 드는 경향을 보인다.

p.192 육체적 화학 작용 때문이든 홍콩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이 같아서든 간에 젊은 연인들의 열정적인 상호 집착에는 유효 기간이 있다. 대개 3년에서 7년 사이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첫 아이가 부모에 대한 전적인 의존에서 벗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p.195 1904년 선교사들이 콩고에 갔다가 '피그미'로 알려진 바트와족 젊은이 오토 벵가를 미국으로 데려와 세계 박람회에 전시한 적이 있었다. 박람회 동안 아프리카에서 피그미족이 완전히 멸족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래서 박람회가 끝난 뒤 벵가는 고아원에 머물다가 뉴욕으로 옮겨져 브롱크스 동물원의 원숭이관에 전시되었다. 그는 침팬치들과 함께 우리에 갇혀 있으면서 활과 화살을 만들어 혼자서 연습을 하고 해먹에서 잠을 잤다. 하루 4만 명 정도가 그를 구경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성직자들이 항의하자 벵가는 우리에서 풀려나 동물원 구역 내를 마음대로 오가며 관람객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쌍방향' 전시물이 되었다. 이미 문화적 혼란과 충격에 시달리던 그가 이제는 구경꾼의 놀림까지 당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다른 고아원으로 보내졌다가 다시 버지니아 주 린치버그의 담배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기독교 단체들이 그에게 교육을 시키려 했다. 심지어 종족의 전통에 따라 날카롭게 깎아 세운 치아도 치과에 가서 덧씌웠다. 그런데도 그의 외로움은 갈수록 깊어져 비정상적 행동이 심해졌다. 관찰자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귀향을 생각할 수도 없다는 생각에 크게 낙담했다. 1916년 오토 벵가는 치아에 덧씌운 덮개를 빼내고 전통적 의식에 따라 모닥불을 피운 뒤 자신의 심장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겼다.

p.234 이처럼 편향된 의미 창출은 매우 강한 힘으로 우리를 새로운 수준에 도달케 해 주기도 하고, 아침에 잠자리에서 봇어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여러 다른 상황에서도 봤듯이 그런 효과는 결코 상상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중요한 과제에서 실패할지 모른다고 두려워할 때는 이런 편향된 생각이 스스로 불리함을 자초한다. 그래서 극복이 불가능한 장애물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그러나 외로움과, 그 외로움이 만들어 내는 자기중심주의는 이런 자연적 경향을 정도가 심각하고 고질적인 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 인간적인 유대를 맺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때도 자신을 늘 위협에 처하고 배고픈 천성적인 외부자로 보는 태도는 최선의 노력마저 물거품으로 만든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독자적 현실의 설계자'가 될 수 있는 바로 이런 인간의 능력이 고독의 감옥에서 탈출하는 데 필요한 열쇠를 제공하기도 한다.

p.244 흔히들 외로운 사람은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이 만나는 사람을 흔쾌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마치 굶주린 사람이 설익었거나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라도 기꺼이 먹으려 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외로움을 느낄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새로운 사귐을 위해 사람에게 잘 다가가려고 하지 않는다.

p.247 또 삶의 어느 시기에도 늘 그렇듯이 외로울 때 우리는 사랑을 원한다. 하지만 그 욕구 자체가 구속이 될 수 있다. 스스로를 저버릴 수 있을 정도로 절실한 욕구다.

p.273 보노보는 '히피 침팬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평화와 자유로운 사랑을 실현하는 히피의 원조라는 뜻이다.

p.277 1960년대와 70년대에 히피들은 공동체의 '나쁜 분위기'를 개선해보려는 수단으로 섹스를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보노보의 경우 적어도 동물원 우리 속에서는 섹스가 사회적 소속감을 갖는 데 필요한 일상적인 수단이다. 그들은 악수나 포옹, 그리고 손 흔들기 대신 섹스를 한다.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나 암컷 보노보는 서로 만나면 처음 하는 일 중 하나가 음부를 서로 문지르는 행위다. 영장류 학자들은 이를 GG(genito-genital) 문지르기라고 일컫는다. 수컷과 암컷끼리, 수컷과 수컷끼리도 언제 어디서든 성행위를 한다. 어린 보노보는 그러한 장면을 잘 보기 위해 그들 위에 올라타기도 한다.

p.278 보노보 사회에서는 암컷이 식사를 먼저하고 음식 분배를 감독한다. 수컷 보노보는 수시로 성행위가 가능하기 때문에 암컷에게 접근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따라서 집단을 지배하려고 경쟁할 필요도 없다. 보노보는 이웃 진단의 구성원들과도 자유롭게 성행위를 즐기기 때문에 수컷의 영역 다툼이나 그 때문에 벌어지는 폭력도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성행위가 너무도 쉽고 자유롭게 이뤄지기 때문에 구태여 수컷이 암컷을 확보하려고 목숨을 잃거나 팔다리가 잘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 집단을 공격할 필요가 없다. 중세 왕족 사회의 근친결혼 처럼 보노보의 경우도 자유로운 교미가 만들어 내는 밀집성으로 인해 집단 사이의 적대감이 줄어들었다.

p.292 그다음 우리는 3년의 기간에 걸쳐 어떤 요인이 개인의 행복 수준 변화를 예측하는 잣대가 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종단적 분석을 실시했다. 발견된 요인은 다음 세 가지였다.

1. 사회적 유대감
외로움의 수준이 낮을수록 나중에 행복 수준이 높아지며 행복 수준이 높을수록 나중에 외로움을 느낄 확률이 낮아진다.

2. 가계 소득
우리의 횡단적 분석 데이터는 가계 소득이 행복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가계 소득이 더 높아진다고 해서 나중의 행복 수준이 더 높아지지는 않았다. 다시 말해 높은 소득이 행복 수준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소득과 행복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하지만 순서가 반대였다. 행복 수준이 높을수록 나중의 소득이 더 높아졌다. 아울러 행복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외로움의 수준을 낮춰 나중에 더 높은 소득으로 이어졌다.

3. 나이
나이가 많으면 불행하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우리 연구의 데이터와 심리학자 로라 카스텐슨의 자료에 따르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더 행복해진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감정 반응. 특히 부정적 반응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편도체가 시간이 갈수록 부정적 자극에 덜 민감해지는 듯하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나이 든 사람은 예전에 신경을 많이 쓰던 잠재적인 위협에 경계를 늦추게 된다. 둘째, 나이가 많을수록 쓸데없는 일에 낭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삶의 측면, 즉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앞 쪽의 '1 사회적 유대감'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p.306 더구나 외로움을 치료하는 문제라면 인지와 행동의 변화만큼 좋은 약이 없다. 심지어 신체 화학적 차원에서도 처방약 없이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이나 신경 전달 물질이 '헬퍼스 하이'를 비롯해 유대감의 기분 좋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관대한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때면 언제나 이러한 화학적인 상승 효과가 일어난다. 자판기에 다른 사람을 위해 잔돈을 남기고 간다든지 노숙자에게 샌드위치의 절반을 나눠 주는 행위도 마찬가지 효과를 낸다.

p.314 어린아이를 둔 부모 몇 명과 우리 친구들을 초대했다. 따라서 손님 대부분이 어른들이었다. 아들은 아장아장 걸어 다니며 가구를 붙잡으면서 한 살배기 아이에 적합한 방식으로 즐기는 듯했다. 아내가 주방에서 할 일이 있어서 내가 아들을 지켜봤다. 하지만 거의 1분 동안 아들에게는 내가 보이지 않는 게 분명했다. 아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커다란 어른들이 가득한 방을 훑어보며 나를 찾았다. 겁을 먹은 게 분명했다. 이런 불안한 상태가 조금이라도 더 지속되었다면 분명히 울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던 중 나를 발견했다. 아들의 입이 갑자기 빙그레 벌어졌다. 막 솟아나기 시작한 치아 한두 개를 드러내며 웃었다. 아들은 두 손을 들고는 내 쪽으로 한걸음을 뗐다. 나는 아들을 번쩍 들어 올렸다. 나 자신이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아주 기이하지만 그때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가 나를 전적으로 사랑하고 받아들이기는 처음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예쁘고 완벽한 아이가 둘러싸여 있었지만 그 아이는 아무나 원하지 않았다. 주변에 그 많은 사람 중에서 아들은 나와 유대감을 맺기로 결정했다. 나를 보고는 안심했고 나를 보고는 안아 달라고 했다.

p.332 사회학자 로버트 웨이스는 1950년대에 생겨난 새로운 직장 환경과 생활 방식이 외로움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했다. 그는 이렇게 지적했다. "인구 밀도가 낮아지고 현관이나 거리 모퉁이 약국 또는 빨래터에서 일상적으로 나누던 자연적인 대화의 장이 사라지면서 경험을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p.345 우리는 그 실험을 할 목적으로 허블 망원경으로 찍은 불가사리 성운 등 신비롭고 황홀한 천체 사진을 수집했다. 그 사진을 시카고의 호반이나 공원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 준 뒤 다양한 질문을 했다. 기능과 모습에 관한 간단한 질문도 했지만 인간의 속성을 파헤치는 심각한 질문도 던졌다. 이 성운이 우주에 떠다니는 가스 구름에 불과한가, 아니면 인간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가? 이런 우주의 물체가 예를 들어 여기서 거기까지 어떤 목적으로 움직였을까? 질문을 마친 뒤에는 그 응답자의 외로움 수준을 측정했다. 외로움의 수준을 불문하고 거의 비슷한 대답이 나왔다. 그러나 한 가지에서 차이가 났다. 외로움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우주 물체가 인간적인 특성을 갖는다고 보는 경향이 강했다. 그들은 그 물체가 과거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행동한다고 말했다. 아주 오래전에 별자리에 이름을 붙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지어낸 우리의 선조들처럼 우리가 조사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저 멀리 우주에 있는 물체를 보면서 의인화했다.

p.346 준사회적 관계는 인간관계의 측면을 바탕으로 하는 특정한 패턴을 따른다. 평소 불안한 애착 관계를 가진 사람은 안정된 관계를 가진 사 람보다 TV 드라마 주인공과 사회적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울러 주어진 시간 동안 특정 종교에 빠져들 가능성도 크다. 인생 후반에 갑작스럽게 다른 종교로 개종하기도 한다

p.347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이 직접 대면할 때는 그보다 훨씬 많 은 무의식적 단서와 신호를 통해 서로 소통한다. 말과 제스처만이 아니 라 신체의 화학적 반응, 보디랭귀지, 행위적 의미, 흉내 등 여러 신호가 동원된다. 유대감 형성에서는 몸이 먼저다. 몸을 배제하면 상호 관계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면대면으로 만나기가 불가능할 때는 간단히 전화 통화를 하거나, 인스턴트 메시지를 보내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바라봄으로써 갈망을 만족시키려 한다. 이러한 행위를 사회적 간식(social snacking)이 라고 한다. 하지만 간식은 말 그대로 진정한 식사가 아니다.

p.348 결론적으로 말하면 애완동물이나 온라인 친구, 심지어 신과 유대감을 형성하려는 행동은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방식이 필수인 인간에게 그 강렬한 욕구를 채우려는 고매한 노력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어디까 지나 대리 만족일 뿐 실체의 부재를 완전히 채워 주지는 못한다. 서로 가 단절된 문화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피상적으로 접촉하는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어 함께 나누려는 노력이 그만큼 더 절실하다.

p.348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삶이 필수인 인간에게는 추상적 의미의 소속 감만이 아니라 서로 몸을 부대끼는 실제적인 모임도 반드시 필요하다. 종교 의식을 철저히 따르는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이른 나이에 사망 할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 상관관계에서 물리적 만남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하다. 사회학자 린다 H. 파월, 레일라 샤하비, 칼 E. 토레슨은 종교와 건강을 주제로 한 방대한 논문을 바탕으로 메타 분 석을 실시했다. 종교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가정 아래 그 이유에 관 한 아홉 가지 가설을 검증했다. 신앙이 있는 사람이 더 오래 더 건강하 게 산다는 것이 그 종교가 지향하는 보수적이고 건전한 생활 방식 때문일까? 아니면 기도의 힘일까? 아니면 영성 그 자체의 무엇이 우리 몸 세포의 차원에서 영향을 끼칠까?
 이를 세 명의 사회학자는 방대한 자료를 검토한 끝에 신앙의 깊이와 건강은 상호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종교 의식에 실제 몸으로 참석하는 사람의 사망률이 비교적 낮았다. 교회나 회당 의 예배에 꼬박꼬박 참석하는 사람이 비슷한 환경에서 예배에 참석하 지 않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았다는 뜻이다. 일부 연구 결과에서는 선 량(量) 효과(dose effect)도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교회에 간 사람은 일주일에 단 한 번 예배에 참석한 사람보다 더 건강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예배 참석과 관련되었으리라고 판단되는 사망률의 감소가 25퍼센트를 차지했다. 신앙이 있는 사람이 일반적으로 더 건전한 생활 방식을 따른다는 다른 효과를 제외하고도 그랬다. 역학 조사에서 그 정도 비율이라면 무시하기 힘들다.

p.353 지금 러시아인의 평균 수명은 옛 소련 시절보다 짧아 졌다. 1980년대 이래 러시아인의 평균 수명은 40퍼센트나 감소해 현재 방글라데시의 수준과 맞먹는다. 

p.360 우리는 의식이 완전히 생기자마자 외로움을 발견한다. 우리는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지적으로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한다. 무엇이든 알려면, 심지어 우리 자신을 알려고 해도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