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 책 자체가 센세이션이라고 생각함.... 꼭 읽어야 할 현대필독서
[여자는 인질이다]는 스톡홀름 신드롬을 렌즈로 삼아 여남 관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들여다본다. 이 책은 현재 여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열쇠가 남성 폭력이라고 말한다. 여자는 숨쉬듯 언제나 남성 폭력을 두려워하며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할 때도 많다. 불특정한 남자에게 강간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 남자를 화나게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여자를 떠나지 않는다. 이 책은 현재 여자의 심리는 인질 상태의 심리라고 주장한다. 남성 폭력 때문에 항상 공포에 시달리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심리라는 것이다. 따라서 여자가 남자에게, 그리고 남성 폭력에 보이는 반응은 인질이 인질범에게 보이는 반응과 유사하다. 따라서 여성적인 행동은 근본적으로 생존 전략이다. 인질범이 인질에게 유대감을 느끼듯, 여자도 살아남기 위해 남자에게 유대감을 느낀다. _뉴욕대 출판부 서평
p.23(옮긴이의 말) 처음에는 내가 단어를 구출하러 진창 속에 뛰어드는 구원자나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5개월 동안 벅찬 원고와 씨름하며 깨달은 건, 내가 진창 속에서 자라났다는 사실이었다. 여기 빠진 건 우리가, 여자가 어떤 단어보다도 먼저였다. 이 더럽고 악취 나는 여성혐오의 수렁이 우리 집이었다.
p.62 (스톡홀롬 증후군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 도중) 1985년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인질이었던 여자 세 명 중 두 명이 인질범 두 명과 각각 약혼했다.
p.74 그레이엄, 롤링스, 리미니의 논문은 남자 인질은 강간이나 강간 위협을 거의 겪지 않지만, 여자 인질은 흔히 겪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여자 인질은 남자 인질보다 공포를 초래하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는 말이다. 여자 인질이 인질범-인질 유대감을 성애화하는 데 동참하는 이유는 어쩌면 인질범이 먼저 인질에게 향하는 공격과 위협을 성애화했기 때문이 아닐까? 인질이 이런 식으로 같이 인질범-인질 간의 상호작용을 '연애화'해버리면 양쪽 모두 이 상호작용을 '정상적'이라고 느낄지 모른다. 인질은 그렇게라도 공포를 줄여보려는 건 아닐까?
p.75 실제로 스톡홀름 증후군을 연구한 전문가들은 인질이 생존 확률을 높이려면 인질범을 대할 때 지켜야 할 여러 행동 원칙 및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먼저 터너가 인질로 잡힌 사람에게 권하는 행동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희망을 유지하고, 인질범이 희망을 유지하도록 최대한 도와라. 희망이 없는 인질범은 다 포기하고 모든 인질을 살해한 후 자살할지 모른다.
2. 침착하게 행동하고 인질범이 침착성을 유지하도록 도와라.
3. 다른 인질과 섞여들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해라.
4. 인질범을 날카롭게 대하는 일이 없도록 초반에 휴식을 취해라.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인질범은 인질극이 계속되면서 점점 성질이 날카로워질 것이다.
5. 탈출 기회를 엿볼 때 극도로 조심스럽게 판단하라. 탈출이 실패하면 탈출을 시도했던 인질이 보복을 당할 수 있고, 탈출이 성공하면 나머지 인질에게 보복이 가해질 수 있다.
p.82 그렇게 피랍이 계속되는데도 인질이 여전히 살아있다면 인질은 인질범이 자신을 살도록 허락해줬다고 인식하기 시작한다. 바로 이 시점에서 인질은 인질범에게 병리적 전이를 겪게 된다. 인질범은 '좋은 편'이며 인질을 빼내지 못한 당국과 경찰, 가족은 '나쁜 편'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전이는 인질이 석방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까지도 이어진다. 인질범에게 어떤 식으로든 부정적인 표현을 하면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소스키스와 옥버그의 책은 스톡홀름 증후군이 인질이 구속되고 무력한 상태어서만 발현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여기서 착안해 인질의 무의식이 스톡홀름 증후군을 발달시키는 데에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목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 희망의 원천이 인질범이기 때문에 인질은 인질범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p.90 그레이엄은 다른 '인질' 집단에서도 가해자/인질범에 대한 유대감(스톡홀름 증후군)이 발생하는지 확인하려 하였고, 9개의 서로 다른 '인질' 집단을 다룬 심리학 문헌을 조사하였다. 이 9개 집단 중 8개는 일반적으로 '인질'로 인식되지 않는 집단이다.
검토 결과 9개 '인질' 집단 모두에서 가해자에 대한 유대감이 발생했다. 일반적 의미의 인질(1장 참고)은 물론이고, 나치 강제 수용소 수감자, 사이비 종교 신자, 중국 강제 수용소 '사상범', 포주에게 붙잡혀 성매매 되는 여자, 친족 성폭력 피해자, 육체적 혹은 감정적으로 학대당하는 아동, 파트너에게 지속적으로 맞고 사는 여자와 전쟁 포로 모두 가해자에게 유대감을 느꼈다.
p.91 유아는 물론 인간이 아닌 새, 개, 원숭이 같은 사회적 동물조차 가해자에게 유대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p.92 스톡홀름 증후군의 4대 선행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주관적 생존 위협 : 인질이 주관적으로 생존 위협을 느끼며 인질범이 그 위협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고 믿는다.
2. 주관적 친절 : 인질이 공포 상황 속에서 인질범이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다고 주관적으로 인식한다.
3. 고립 : 인질이 인질범이 아닌 타인의 시각으로부터 차단되어 고립된다.
4. 주관적 탈출 불가능성 : 인질이 주관적으로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한다.
이 4개 조건은 스톡홀름 증후군 발생의 필요조건인 것으로 보이지만, 아마 충분요건은 아닐 것이다. 즉 스톡홀름 증후군을 앓는다면 이 4개 조건을 만족해야 하지만, 4개 조건을 만족한다고 해서 무조건 스톡홀름 증후군을 겪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p.97 인질이 되었던 클로드 플라이 역시 자서전에서 경찰이 인질 석방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인질범이 자신에게 소총을 건넸지만, 인질범을 쏘지 않았다고 밝힌다. 이런 사례가 말해주는 건 인질이 보는 탈출 가능성과 외부인이 보는 탈출 가능성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외부인이라면 탈출 기회로 보이는 일이, 인질에게는 일종의 시험(속임수)이나 죽음으로 이끄는 함정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인질이 스톡홀름 증후군을 겪을지 겪지 않을지 결정하는 건 외부인이 인식하는 탈출 가능성이 아니라 인질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탈출 가능성이다.
p.97 그레이엄, 오트, 롤링스의 1990년 연구는 쉼터에 있거나 파트너로부터 감정적 학대를 겪고 있는 여자 피해자를 대상으로 생존 위협, 고립, 탈출 불가능성, 파트너가 보이는 친절의 정도를 계량화했다. 그 결과 이런 폭력적인 관계에서 생존 위협, 탈출 불가능성, 고립의 세 가지 선행 조건은 너무나도 연관성이 깊어서, 한 조건만 높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즉, 예를 들어 고립된 정도만 높고 생존 위협과 탈출 불가능성은 낮은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p.98 먼저 가해자(혹은 인질범)는 탈출할 수 없는 피해자의 (신체적 혹은 심리적) 생존을 위협함으로써 피해자에게 공포를 심는다. 예를 들어 누군가 다른 이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러시안룰렛 게임을 한다거나, 지속적인 아동 성폭력을 가하는 것이 바로 공포를 심는 과정이다. 정신적 트라우마를 입은 피해자는 보살핌과 보호가 필요하며, 피해자가 고립된 이상 보살핌과 보호를 줄 수 있는 사람은 가해자뿐이다. 피해자에게는 보살핌을 받으려는 갈망과 생존하려는 의지가 있고, 또 계속되는 공포에서 달리 탈출할 방법이 없어 보이기에, 결국 피해자는 적극적으로 가해자에게서 친절과 공감, 애정 표현을 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가 자신에게 친절을 보인다고 믿게 되면 피해자는 언젠가 가해자가 공포를 가하는 것을 중단하고 자신을 살게 해주리라는 희망을 품는다.
p.104 트라우마로 생긴 공포를 극복하는 과정은 이렇다. 피해자는 (1) 목숨을 위협했떤 사건을 둘러싼 본인의(부정적, 긍정적) 감정을 직면해야 하고 (2)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 사용했던 생존 전략 중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을 인지한다.)
p.108 피험자가 본인의 경험을 사랑으로 규정짓는 순간, 그건 사랑이 되기 때문이다.
p.110 인지 왜곡의 기능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다. 첫 번째로 인지 왜곡은 피해자가 공포에 짓눌리지 않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행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두 번째로 가해자에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해자의 눈치를 보는 건 공포 때문이 아닌 사랑 때문이라는 오귀인(misattribution, 원인을 잘못 짚어 생각함)은 피해자-가해자 간 유대감을 유발하는 한편 피해자에게 희망을 심어준다. 세 번재로 피해자가 가해자와의 관계를 애정 관계라고 받아들일 때, 가해자도 그렇게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즉 인지 왜곡은 공포를 줄여주며, 가해자의 환심을 사면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해주며, 가해자와 피해자 간 유대감을 키워 피해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이렇게 볼 때 인지 왜곡은 생존에 분명히 이바지한다.
p.111 그레이엄과 롤링스의 1991년 연구는 스톡홀름 증후군의 4대 선행 조건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피해자는 가해자-피해자(혹은 인질범-인질) 관계의 정신 역동을 타인과의 관계에까지 적용하게 된다는 이론을 세웠다. 그리고 스톡홀름 증후군이 장기화할 경우 발생하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요 폐해를 규명했다. 바로 (1) 흑백 사고 (2) 타인과의 관계 에서 밀당 역학이 강하게 작용 (3) 분노 전치 (4) 가해자의 눈으로만 자아감을 경험할 뿐 자아감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p.112 흑백 사고, 팽팽한 밀당 역학, 분노 전치, 자아감 상실은 경계선 인격 장애Borderline personalty disorder(BPD)의 증상이기도 하다.
p.114 사람들은 그저 운이 나빠 피해자가 된 사람들을 보며 뭔가 잘못을 해서 저렇게 됐다며 사고를 피해자 탓으로 돌리거나, 본인과 피해자가 어떻게 다른지 강조하면서 피해자와 거리를 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피해자를 탓하는 경향을 방어적 귀인 이라고도 한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편향적으로 타인의 행동에서 원인을 찾는다는 말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방어적 귀인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조건이 있었다. 피해자가(혹은 타인이) 겪어내야 하는 결과가 참혹할수록, 피해자가 사회적으로 존경할만한 위치에 있을수록(파렴치하고 기만적인 사람이 아니라 성공적이며 이타적인 사람으로 여겨질수록), 그리고 피해자를 지켜보는 사람이 잠재적 피해자이며 피해자와 비슷하다고 느낄수록 사람들은 피해자 탓에 몰두했다. 우리는 이런 인지 왜곡과 거리 두기를 통해 그 '나쁜 일'이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려 든다.
p.116 스톡홀름 증후군을 겪는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유대감을 느끼기 때문에 가해자 곁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로 탈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해자에게 유대감을 느끼는 것이다.
p.118 피해자는 친절을 보이는 특정 인물이 가해자와 유사하면 유사할수록, 피해자는 그 인물이 가해자인 것처럼(그래서 학대를 멈춰줄 수도 있을 것처럼) 반응하며 유대감을 느낄 것이고 유대감도 더 강할 가능성이 크다.
p.127 9개의 서로 다른 인질 집단을 다룬 연구를 검토한 결과, 가해자에게 유대감을 느끼는 현상(스톡홀름 증후군)에 관해 그동안 간과되었던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밝혀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스톡홀름 증후군은 다양한 인질 집단에서 폭넓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2) 이런 보편성에서도 불구하고 정신 의학계에서는 왜 감금 및 학대 상황에서 일제히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아 왔다. (3)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인지하더라도 인질 집단별로 다른 시각을 적용했다. 예를 들어, 맞고 살면서 가해자에게 유대감을 느끼는 여자는 마조히즘적이라고 해석했지만, '정치적' 인질극에서 가해자에게 유대감을 느끼는 인질은 사리에 밝지만 모국을 배신한 인물로 이해했다. (4)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유대감을 느끼는 현상은 어떤 인질 집단에 관해서도 실증적인 연구가 이뤄진 바 없다.
p.141 여자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자가 겪는 폭력 연구가 필수적인 듯 보인다. 남자가 자행하는 폭력, 아니면 적어도 폭력을 쓰겠다는 남자의 위협에 영향을 받지 않는 여자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p.151 허먼과 허시먼의 연구 결과 친족 성폭력에 종지부를 찍는 건 아버지가 아니라 딸이었다. 주로 딸이 도망치거나, 일찍 결혼하거나, 어린 나이에 임신하면서 성폭력이 끝났다.
p.162 그레이엄, 오트, 롤링스의 1990년 논문도 여자가 겪는 폭력이 연속선상에 존재함을 확인했다. 처음에 실험 대상을 모집하면서 이들은 파트너에게 감정적,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여자, 감정적 폭력만 당하는 여자, 폭력을 당하지 않는 여자라는 3개 집단으로 나누려고 했다. 그러나 데이터 클러스터 분석한 결과, 이성 파트너와 함께 사는 여자는 폭력을 겪는 집단과 겪지 않는 집단으로 분명히 나누는 것이 불가능했다. 여남 관계는 폭력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었다. 모든 여남 관계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폭력적이었다.
p.182 지배적 현실 앞에 여자의 곤경은 복잡다단하고 역설적이다. 욕망의 대상이냐 방치의 대상이냐, 로맨스의 대상이냐 폭력의 대상이냐, 구애의 대상이냐 무시의 대상이냐 사이에서 시소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여자의 일상적인 경험이 그 증명이다.
p.192 앳킨슨의 책은 남자가 여자를 보호하는 건 여자를 자기 재산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p.196 이름부터 '정상위'인 체위는 남자가 위, 여자가 밑에 있는 체위다. '정상적'인 성관계는 남자가 위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여자가 가장 큰 쾌락을 얻고 오르가즘을 느낄 가능성도 가장 큰 성적 자극은 '전희'라고 격하된다. 남근 삽입만으로 이루어진 성관계에서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자는 30%밖에 되지 않는데도, '성관계'와 '남근 삽입'은 동의어로 취급받는다. 그 결과 여자는 대부분 불감증인 것처럼 여겨진다. 성관계는 남자의 시각에서 정의되며, 남자에게 쾌락을 주는 행위가 곧 성관계가 된다.
p.198 임상 심리학자 존 카르타 팔사는 남자들끼리 여자와의 성관계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 이들은 서로와(우회적으로) 성적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 관찰을 추가하고 싶다. 남자들이 함께 모여 여자를 어떻게 '따먹고' '박아볼까' 이야기를 하고 '진도'를 운운할 때, 이들은 성관계는 여자랑 하긴 해도 남자끼리의 감정적 유대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남성 동지들에게 "나랑 자는 여자보다 너희들이 더 중요해"라고 전하는 것이다.
p.227 불안이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형태가 공포증이다. 가장 흔한 공포증 중 하나가 광장 공포증인데, 백만 명 이상의 여자 환자가 광장 공포증 때문에 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다.(광장 공포증 환자는 운전하지 않으려 하거나 집을 혼자 떠나는 걸 꺼리며, 심각한 경우에는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기도 한다.) 광장 공포증이 시작되는 시기로는 여자가 일반적으로 원가족을 떠나게 되는 청소년기 후기나,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가장 흔하다.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에 광장 공포증이 발동하는 여자들은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시기를 전혀 경험하지 못하고, 모부에게 의존하다 권위적, 지배적인 남편에게 의존하는 것으로 옮겨간" 경우가 많다. 광장 공포증 환자들은 자율적으로 행동하면 원가족이나 남편과의 개인 간 관계가 망가질까봐 두려워한다.
p.236 헨드릭,애들러의 논문에 따르면 사랑이 소유적, 의존적인 정도가 강해질수록, 자존감은 낮아진다.
p.257 여러 연구에 의하면 여자는 남자보다 일이 잘못됐을 때 본인 탓으로 돌리거나 자기 자신에게 분노하는 경향이 강하다. 분노 내면화는 우울증과도 관련이 있으며, 단극성 우울증을 앓는 여자 환자의 수가 남자 환자의 두배라는 사실도 함께 생각해봄직하다.
p.258 여자는 남자에게 향해야 할 분노를 다른 여자나 아이 등 안전한 대상으로 전치하기도 한다.
p.261 여자가 계속 마구잡이식 폭력에 노출되다 보면 어느 순간 배우자에게 덤벼들거나, 본인의 짜증, 분노, 상처를 아동에게 풀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더 손쉬운 과녁이자 아마 더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일 아동에게 본인의 기분을 전이하는 것이다.
p.282 여자는 이성애주의로 인해 가부장제 내에게 지분을 갖게 된다. 남자를 우선시하고 남자의 충직한 하수인 역할을 하는 여자에게 특수한 특권(명예와 금전적 지원 등)을 주기 때문이다. 이성애 관계는 가부장제 내에서 여자가 권력을 얻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길이기 때문에, 여자 대부분이 그런 관계를 받아들인다. 많은 백인 중산층/상류층 여자들에게 이성애 관계는 '황금 새장golden cage'이다. 분명 감옥이지만, 편한 감옥이라는 뜻에서다.
p.297 본인이 겪는 굴욕을 영광스러운 정체성으로 삼기로는 여성성만 한 게 없다.
p.316 논문에 따르면 여자나 남자나 여자와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외로움이 감소했으며, 반면 남자와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외로움이 증가했다.
p.384 이민을 와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집을 살 수 있는 날을 꿈꾸지만, 여자는 '자기만의 방'을 꿈꾼다. 현대 서구 사회에서 여자는 대부분 집에 자기만의 공간이 없다. 은신처도, 지하 작업실도, 차고도, 바깥 공간도, 거실에 나만의 특별한 의자조차도 없다. 부엌과 침실이 여자의 공간으로 인식될 때가 많지만, 그 공간이 여자 것인 이유는 그곳에서 남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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