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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 궈징

 

여성의 '수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질 당시 우한에서의 '일기'

가짜제품과 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누굴 믿어야하는지 모를 혼란스러움과 단 한번도 겪어본 적 없었던 상황 그리고 울분, 울화.
폐쇄되고 고립된 공간에서 여성은 더더욱 약자가 되고 치열하게 생존하려 애써야만 한다. 

중국 정부의 어마무시한 검열은 뭐 온 나라가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중국인이 받아들이는 중국 정부에 대한 검열은 이런 느낌인가 싶기도 하고.. 생각보다 무덤덤하면서도... 특정단어를 비슷한 단어로 바꾼다던지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꾼다던지 하는 식으로 피해가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좀 놀랍긴 했다. 정부가 언론을 지배하는것도 모두가 알고있고, 자신이 사는 마스크가 진짜일지 가짜일지도 모르는 이 배경이 ㅋㅋ 너무나 불신지옥(말그대로) 그 자체였음....


p.9 전염병의 경우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피해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 면역력은 국가, 계급, 인종, 성별, 나이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경제는 말할 것도 없다. 배달 업체와 마스크 업체와 소상공인의 상황이 같을 수 없다. 교육에선 대면과 비대면의 학습 차가 교육 체제의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p.35 결핍은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특히 이렇게 생사가 갈리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더더욱.

p.156 몇몇 친구는 집에서 친척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있는데 인내심이 어마어마한 도전에 직면한 느낌이 든다면서, 어떤 때는 자기들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성질을 내게 된다고 했다. 그중 한 친구가 하는 말,
"그런데 애들이 너무 착해서 이튿날이면 바로 용서해 주더라고."
아이야 어른에 의존해야만 살 수 있으니 용서할 수밖에.

p.181 '혼자 있을 기회는 환영, 오랜 고독은 글쎄 ......' 정도가 우리의 결론이었다.

p.187 "한 언어를 배운다는 건 단순히 기능 하나를 익히는 차원이 아니라 한 문화를 배우는 거야."

p.227 여성의 몸은 단 한 번도 진정으로 여성 자신의 것이었던 적이 없다. 늘 여성 자신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여성의 몸을 처리한다. 

p.243 물론 여전히 봉쇄를 무너뜨리는 보도를 하는 매체가 있다. 요 몇 년 사이, 전통적인 언론 매체들이 역할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1인 미디어까지 계정 폐쇄 조치를 당하는 일이 흔히 일어났고, 글 삭제나 계정 폐쇄를 당하지 않기 위해 검열 기관과 머리 싸움을 벌이는 일은 일상사가 되었다. 우리로서는 검열 기준을 알 방법이 없으니 그저 추측을 기반으로 검열에 대응할 뿐이다. 사람들은 글을 올리면서 어쩔 수 없이 핵심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바꾸고, 어떤 때는 부득이하게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꾸기도 한다. 특정 주제에 관한 글만 올리면 계정이 삭제되거나 폐쇄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