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 - 마이클 라이언

 

P.20 화려함을 뽐내는 공작의 자태는 암컷과 인간 모두에게 멋진 광경일 것이다. 그런데 공작이 달리거나 나는 모습을 본 적 있는가? 그 모습은 생각보다 아주 초라하다! 꼬리를 질질끌며 달리는 공작은 여우는 고사하고 어린아이도 피할 수 없으며, 비행 능력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다윈이 주장한 대로 자연선택이 약자를 추려내어 적응을 일으키는 과정이라면, 이런 기괴함은 어디에서 왔으며 왜 진작 도태되지 않았을까?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 중의 하나라는 칭송을 받았던 이가 고 작 깃털 하나에 낙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괴로움의 근원은 물리적이 아닌 정신적 압력이었다. 공작 깃털은 다윈의 자연선택론에 중대한 도전을 가져다주었고, 그는 공작 깃털의 진화 원인을 규명해줄 또 다른 이론 연구에 착수했다.

다윈의 난제는 공작의 깃털뿐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빙산의 일각 에 불과했다. 《종의 기원>이 발표되고 12년 후에 출간된 그의 두 번째 저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에서 다윈은 공작 이외에도 수많은 동물들이 자연선택과 상충되어 보이는 형질을 간직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대다수의 경우 이런 형질들은 인간에게는 아름다워 보일지 몰라도 동물의 생존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 보였다.

 

P.23 생존은 섹스의 부차적 요소로, 섹스시장에서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도록 목숨을 유지시켜주는 적응의 형태일 뿐이다. 성선택론의 본질은 동물의 짝짓기 성공률을 높이는 아름다움이 생존에 다소 방해가 될 지라도 섹스에 가져다주는 유익이 더 큰 이상 진화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종은 암수의 개체 수가 거의 같지만 모든 수컷이 짝짓기를 할 수 있지는 않다. 많은 종에서 소수의 수컷들이 더 많이 짝짓기를 하는 동안 대다수의 수컷들은 한 번도 짝짓기를 하지 못한 채로 생을 마감한다. 짝짓기의 성공 여부는 이성이 그로부터 얼마나 성적 매력을 느끼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꽁지가 더 긴 공작, 울음소리가 더 다양한 개구리, 체취가 더 향기로운 노랑초파리가 성적 매력을 더 많이 어필할 수 있으며 암컷의 배우자감으로 선택받는다. 생존 형질과 마찬가지로 수컷들이 발달시킨 유혹 수단인 성적 아름다움이 유전자에 기인한 것 이었다면 이 형질들은 대대로 전해질 것이다.

 

p.24 모든 것은 정자가 난자보다 작기 때문이다

 

p.27 당연하게도 수컷이 수컷인 이유는 생식세포가 작기 때문이며, 암컷은 생식세포가 더 크기 때문에 암컷으로 분류된다. 인간을 제 외한 모든 동물의 성 구별에서 생식세포의 크기 차이가 성별 차이의 근본 원인이자 성선택의 존재 원인으로 작용한다. 우리가 성적 아름다움을 포함한 성별 차이의 진화를 이해하려면, 생식세포의 크기 차이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이해해야 한다.

생식세포의 크기가 성적 아름다움의 진화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분석해보자. 인간의 난자는 정자보다 10만 배나 더 크다. 생식세포의 크기가 더 작다면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은 일생동안 약 450개의 성숙란만을 생산하지만 남성은 평생 약 5,000억 개의 정자를 만든다. 수정에는 단 한 개의 정자와 난자가 필요하므로 난자는 한정된 자원이다. 게다가 여성의 난자가 수정되면 다음 배란까지 2주가 소요되는데, 남성은 몇 시간 안에 정자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

일단 난자가 수정되면 암컷은 태아를 품는 동안 짝짓기를 하지 않는다. 그 기간은 구피의 경우 한 달, 인간은 9개월, 코끼리는 거의 2년에 달한다. 암컷이 태아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수컷은 짝짓기를 지속할 수 있다.

 

P.40 암컷의 선택에 따라 그 종의 성적 아름다움이 규정된다. 동물왕국에서 섹스가 존재하는 어느 곳이든, 이성의 성적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하는 배우자 선택은 공통된 주제이며 세부 사항에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P.41 퉁가라개구리 연주회는 사실 섹스 파티보다는 섹스시장에 더 가 까우며, 그 점에서 암컷들의 천국이나 다름없다. 수컷은 진열된 상품이고 암컷은 고객이다. 수컷은 노래 외에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으며 우는 동안 거의 자리를 옮기지도 않는다. 암컷은 짝짓기할 준비를 마치고 등장하는데, 이는 말 그대로 곧바로 짝짓기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암컷이 몇 시간 안에 짝짓기를 하지 못하면 난자가 모조리 몸 밖으로 흘러나와 수정되지 못할 것이고, 다음 세대에 유전자를 물려주는 데 실패하면서 번식을 위한 투자가 낭비될 것이다. 그러면 암컷은 난자가 배란되어 수정이 가능하게 될 때까지 다시 6주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번식지에는 짝짓기 준비

가된 수컷이 넘쳐나고, 선택권은 암컷에게 있기 때문이다. 암컷은 신중하게 수컷을 선택한다. 수컷 앞에 잠시 앉아 평가를 하고는 다음 후보로 넘어가거나, 아까 테스트를 마쳤던 후보에게 되돌아 가기도 한다. 평가 방법은 통 소리와 그륵 소리를 들으면서 수컷이 전 하려는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짝짓기를 하기로 결정한 암컷이 천천히 수컷에게 다가가면, 수컷은 암컷 위에서 등을 꽉 움켜잡는다.

 

P.43 당신이 누군가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아름다운사람 이 된다. 당신이 바로 결정자이다.

 

P.48 최고의 과학은 답을 내놓기 보다는 더 많은 질문을 일으킨다는 말이 있다.

 

P.54 단순음성에 그륵 소리를 더하는 것은 수컷의 짝짓기 성공률을 높여주지만 먹잇감이 될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수컷은 섹스와 생존의 갈림길 사이에 서있다. 그륵 소리를 더하느냐 마냐에 따라 짝을 찾을 수 도 있고 천적을 피할 수도 있다.

 

P.64 진화생물학자는 절약성이라는 원칙을 토대로 과거에 발생한 일을 해석한다. 절약성 원칙은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경우, 가장 간단한 설명이 가장 정확한 설명일 확률이 높다고 상정한다. 인간의 심장을 생각해보라. 우리에게는 훌륭하게 발달한 네 개의 심실이 있어 혈액에 산소를 잘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포유류 5,500종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이 멋진 적응은 각각의 종에서 한 번씩 총 5,500번 진화해왔을까, 아니면 하나의 원시 포유동물로부터 한차례 진화한 후 새로운 포유류 종이 탄생할 때 유전되어온 것일까? 정답은 명백하게 후자일 것이다.

 

P.65 우리는 같은 논리를 통가라개구리와 근연종들에게 적용하여, 개구리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기저유두의 주파수 조율이 각 중에서 개별적으로 진화된 것이 아니라 같은 조상으로부터 공유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것은 기저유두의 주파수 조율이 그륵그륵 소리의 발생 이전에 먼저 존재했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통가라개구리에게서 저 음역대 음성에 대한 선호가 발달해온 과정을 보는 우리의 시각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큰 몸집의 수컷을 선호함으로써 얻는 유익 때문에 암컷 내이의 주파수 조율이 진화된 것이 아니라, 암것의 귀에 이미 조율되어 있던 주파수에 맞게 수컷이 음역대를 바꾸도록 진화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감각 이용이라 부르고, 다음 장에서 소개할 조금 더 보편적인 과정을 감각 구동wooy dine 라고 이름 지었다. 이 아이디어는 성선택 분야에 지성적 혁명을 가져주었다. 이는 철학자 토마스 쿤의 표현을 빌자면 분명한 패러다임 시프트였다.

 

P.70 성적 미학의 차이는 감각기관의 차이로부터 비롯된다

 

P.71 아름다움도 역시 감각경험이라서 우리는 이를 묘사할 때 '그림이 아름다워 보인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난다. '노랫소리가 황홀하더라는 식의 표현을 사용한다. 동물들은 각기 다른 감각을 통해 성적 아름다움을 경험한다. 나방, 물고기, 포유류는 상대방의 냄새에 관심이 많으며, 귀뚜라미, 개구리, 새는 소리에 집중한다.

 

P.78 암컷 노랑초파리의 성적 미학을 결정하는데 이 수용기는 얼마나

중요한 억할을 할까? 연구자들이 노랑초파리의 수용기를 나방의 페로몬 수용기로 바꾸어놓자, 그 돌연변이 초파리는 수컷 나방의 냄새를 맡고나서 구애를 시작했다!

 

P.79 . 예를 들어 노랑초파리는 구애를 할 때 상대를 많이 더듬는데, 이들은 몸 곳곳에 미각수용기가 있기 때문에 구애를 하는 동안 상대의 맛을 볼 기회가 많다. 수컷이 적절한 상대의 맛을 보면 그들의 미각수용기(더 낭만적인 이름은 ppk23+이다)가 활성화되어 방금 맛을 본 암컷에 대한 이끌림이 더욱 강화된다.

 

P.64 . 그중에서 알렉산드라 바술로 seos2 0km가 석사과정 중에 밝혀낸 품 래티와 소드테일의 사례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두 물고기종은 모 두 동네 수족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들은 근연종이지만 한 가지 성적 형질의 존재 유무에서 차이를 보인다. 수컷 소드테일에게는 꼬리 에서 뻗어 나오는 ’긴 검‘이 있으며, 암컷 소드테일은 보통 더 긴 점을 가진 수컷을 선호한다.

플래티는 어떨까? 이들에게는 검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수컷 플래티에게 검이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바솔로는 답을 얻기 위해 수컷 플래티 꼬리에 플라스틱 검을 붙여주고, 암컷으로 하여금 평범한 수컷과 가짜 검을 부여받은 수것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암컷은 검이 달린 수컷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록 수컷 플래티 고기에게 검이 없더라도, 암것에게는 검에 대한 숨겨진 신호가 존재했다는 뜻이다. 플래티와 소드테일이 서로 가장 가까운 친척인 만큼, 이들의 조상은 최근까지도 동일했을 것이다.

 

P. 92 만약 필터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뇌는 '습관화‘라는 훌륭한 방식으로 소음을 처리할 것이다.

해안가의 새가 바워에 부딪히는 파도소리를 끊임없이 듣고 처리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새의 두뇌는 파도 속의 작은 고기를 찾거나,

머리 위로 나타날지 모르는 매의 울음소리를 듣는 데 집중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그 누가 매일 똑같이 들려오는 소음에 신경을 쓰느라 시간을 낭비하겠는가? 소음을 무시하는 것.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습관화’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습관화는 뇌의 시간과 공간을 아껴주는 것 외에도, 어떤 변화가 생겼을 때 경보를 보냄으로써 중요한 일이 일어났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임계치를 설정해준다. 혼잡한 거리를 걸어갈 때, 어느 순간 지나가는 자들의 끊임없는 소음이 들리지 않게 되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소음을 습관화시키고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 경적을 울리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탈습관화하여 경계태세를 취할 것이다. 습관화와 그 반대면의 탈습관화는 생존을 위한 중요 한 적응형태이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바람 소리보다는 포식자의 발에 밟혀 부스러지는 나뭇가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뇌는 중요한 것을 지각하기 위해 진화한다.

 

P.94 유성생식에 요구되는 핵심 기술은 성별을 구분할 줄 아는 것이다.

모든 동물이 이 기술을 학습하는데, 금화조의 사례에서는 성별 구분법 의 학습이 성적 매력에 대한 흥미로운 편향으로 이어진다. 생물학적 부모는 하나의 수컷과 하나의 암컷으로 구성된다. 그러므로 부모가 함께 자녀를 양육한다면 자녀의 어린 시절에 성별 구분법을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어린 금화조는 엄마 부리의 주황색을 '여성성'으로, 아빠 부리의 빨 간색을 '남성성'으로 인식하여 학습한다. 성년이 된 금화조는 오직 부모 와의 경험에서 습득한 정보로 조우하는 다른 모든 금화조의 성별을 구별한다. 하지만 같은 주황색과 빨간색이라도 색상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개체의 부리 색깔이 부모의 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 금화조의 뇌에 미래에 만날 모든 새 부리의 색조가 목록별로 입력되어 있지는 않으므로, 그들은 자신이 아는 것을 토대로 최대한 추측을 해야 한다. 부 리가 더 주황빛을 띠면 암컷이고 빨간빛을 띄면 수것일 공신이 크다.

그러나 빨강과 주 사이의 중간 색조가 주어진다면 금화조는 실수을 할 가능성이 많다. 이제 곧 살펴보겠지만, 이 일반화 규칙은 금화조의 정확한 성별 식별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양쪽 성별의 부리 색상이 극단적인 차이를 발달시킨 배경이 되기도 했다.

 

P.99 하지만 우리가 왜 그렇게 타인을 성적으로 아름답다고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것만큼, 왜 타인에게 성적인 욕구를 느끼는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언어는 이끌림과 호감을 동일시하며,

흔히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같은 것으로 취급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되었다. '좋아함‘에서 '원함'이 비롯되기는 하지만 이 들은 동의어가 아니다. 엉켜버린 이 두 개념을 풀어내려면 뇌 깊숙이에 있는 쾌감센터 를 탐구해야 한다.

 

P.100 히스는 뇌의 패감센터를 깊이 조사하면서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 했고, 이 분야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여기서 이루어진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보상센터와 관련된 신정전달물질이 도파민이라는 사실이다. 아편, 헤로인, 모르핀, 퍼코덴, 코데인 등은 모두 도파민 생산을 자극하는 수용체와 결합하는 마약성 진통제로, 도파민과 성질이 유사 하다.'섹스, 마약, 로큰롤'이나 폭식 및 도박과 같은 쾌락적 탐닉은 도파민 분비량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 따라서 이 신경전달물질은 다양한 유형의 중독에 경멸적인 꼬리표처럼 따라 붙곤 했다. 그런데 과학적 발견에서 자주 그러듯, 초기에 발견된 내용과 실제 세부 내용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이 후속 연구들을 통해 밝혀졌다. 이제 우리는 보상센터가 좋아함과 '원함'에 관련된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 도파민은 뇌에서 많은 기능을 수행하지만 쾌락 그 자체를 만드는 역할은 하지 않으며 '좋아함'과는 관련이 없다.

 

P.101 물론, 음식에 대한 누군가의 반응을 표정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건 아니지만, 꽤 정확하게 추측을 할 수는 있다. 우리는 초콜 릿을 먹을 때와 상한 우유를 먹을 때, 훌륭한 와인과 형편없는 와인을 먹을 때 각각 다른 표정을 짓는다. 설치류들의 표현 방식은 조금 다른 데, 베리지는 쥐들에게 음식을 준 다음 그들의 얼굴을 보고 반응을 파악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베리지는 쥐들이 단 음식을 앞에 두고 입술이나 수염을 핥는 횟수를 측정함으로써 그들의 취향을 조사했다.

 

P.120 그렇다면 어지러운 시작 장보의 홍수 속에서 수것은 어떻게 자신의 신호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색상 대비와 명암 대비 중에 어떤 것이 효과적일 것인가? 답은 암컷이 먹이를 찾을 때 사용하는 담색 전략에 달려 있다. 색상 대비를 사용하여 먹이 탐색을 하는 중이라면, 수컷들은 명암 대비가 아닌 색상 대비를 극대화하는 구애 형질을 발달시길 것이다. 반대로 사냥에 명암 대비를 사용하 는 종에서 수컷은 암컷에게 색상 대비가 아닌 명암 대비를 극대화시키는 구애 형질을 발달시킨다. 이것은 시각적 먹이 탐지체계의 선택작용 이 성적 두뇌의 미학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로 성적 아름다움의 진화를 주도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P.129 동물들이 발달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변동비대칭이 커지게

된다. 손힐과 밀러는 생존에 우월한 유전자를 지닌 동물들은 발달과정 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 요인에 방어 능력이 있어, 같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열성의 유전자를 보유한 동물들보다 변동비대칭이 적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들은 암컷이 더 대칭적인 수컷과 그들이 가진 좋은 유전자를 선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P.130 또한 손인과 동료들은 매징에 대한 선호가 인간의 성적 아름다움 인식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더 대친적인 얼굴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수많은 연구자에 의해 입증되었고, 심지어 손힐은 여성들이 외모가 다소 불균형적인 상대보다 더 대 칭적인 상대와 성관계를 할 때 오르가즘을 더 많이 느낀다는 사실까지도 밝혀냈다.

 

P.160 '인간의 방언은 지리적 출신뿐 아니라 사회적 위치를 알리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P. 161 앞의 문장에서 괄호 앞의 단어를 괄호처럼 발음하는 것은 보통 더 낮은 사회 경제적 지위를 연상시킨다. 온타리오의 여성들은 비슷한 연령대의 스코틀랜드 젊은 남성이 이 문장을 읽는 것을 듣고 남성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예리하게 추측했으며, 더 '적절한‘ 방언을 쓰는 남성을 더 매력적으로 느꼈다.

 

P.168 주변이 시끄러워질 때 자신도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이것을 ’롬바드 효과‘라고 부르는데, 이 현상은 바람 소리나 도시의 소음처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소음으로 간주하는 것 들에 대항할 때도 나타나지만, 구애자들이 다른 수컷과 경쟁을 할 때 쓰는 전략이기도 하다.

 

P.174 암컷이 스스로의 음성을 '들을' 때 호르몬 분비가 자극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암컷의 아주 놀라운 특징 하나는 수컷이 자신을 바라볼 때만 구애에 응한다는 점이었다. 이 새에서만큼은 수컷이 한눈을 파는 행위가 관계를 파국으로 내몰만큼 큰 위력을 지닐 수도 있었다.

 

 

P.193 조류와 포유류는 적의를 표현할 때는 거세고 주파수가 낮은 소리를 사용하며, 놀랐을 때나 상대를 진정시키고 친근하게 접근할 때는 주파수가 높고 순음에 가까운 소리를 사용한다

 

P.197 <성적 행동 기록>에 실린 논문에서 데이빗 발로우 and Barov와 연구진 은 음악이 어떻게 섹스에 대한 우리의 감정 상태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 시켜주었다. 실험은 간단했다. 남성에게 행복하거나 슬픈 음악을 들려 주고 포르노 영화를 보게 한 다음, 발기의 정도를 측정하고 얼마나 성욕을 느꼈는지 물어보는 방식이었다. 이 실험이 조금 저속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음악까지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이들이 긍정적인 분위기를 일으키기 위해 쓴 음악은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 지크'와 '디베르티멘토 136번이었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위해서는 알 비노니의 '아다지오 G단조'와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를 사용했다.

포르노 영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쓰였는지 보고되지는 않았다.

결과는 우리의 예상과 비슷했다. 피험자가 부정적인 음악보다 긍정적인 정서를 일으키는 음악을 들었을 때, 음경의 발기와 성적 흥분 상태가 더욱 촉진되었다. 우리 일상의 로맨스에 음악이 들어가는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P.215 대부분의 여성은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특별한 냄새의 향수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외도 중인 남성이 집에 들어왔을 때 낯선 향이 느껴진다면, 그것이 정확히 무슨 향이든 상관없이 낯선 이의 것이라는 메시지가 확실하게 전달된다.

 

불륜 만남을 주선하는 데이트 사이트 gleeden.com은 불륜 남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향수 10종을 선정했다. 만약 내 남자가 단순히 낯선 향이 아니라, 겔랑의 샬리마, 샤 넬의 코코마드모아젤, 지방시의 베리 이리지스터블의 향을 풍긴다면 상담을 시작해야 할 순간이 다가온 것일지도 모른다.

 

P.228 그런데 냄새나는 티셔츠 실험에는 작은 문제가 하나 있었다. 여성이 경구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을 때만 냄새 선호가 연구진의 예상과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여성이 약을 복용하면 선호도가 정반대로 뒤집어져서, 그들은 MHC 유전자 냄새가 자신의 것과 비슷한 남성들을 더 섹시하다고 느꼈다. 경구피임약이 어떤 역할을 한 것일까? 생식 호르몬 주기에 영향을 주는 작은 알약이 특정 냄새의 성적 매력에 대해 편향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P.229 이 여성의 호르몬 환경은 임신 상태와 동일하므로 임신 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아이 하나를 키워내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자녀 양육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타적 무리'는 누가 될 것인가? 가까운 친척들보다 자녀 양육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P.226 비교적 최근에는 배우자 선택 복제라는 구체적 맥락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비슷한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웨인포스는 남자 대학원생의 독사진 및 매력도가 높거나 낮은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시하고, 피험자들로 하여금 남성 얼굴의 매력도에 점수를 매기게 했다. 그 결과 남성의 매력도는 매력적인 상대와 함께 있을 때 더욱 높아졌다.

 

P.300 조류학자 낸시 벌리 nancy burley는 일찍이 숨겨진 선호에 관한 예리한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자들은 새장 속에 뒤섞여 있는 새들을 잘 분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의 다리에 서로 다른 색의 밴드를 묶어두어 직접 만지지 않고도 새들을 분간해낸다. 그런데 벌리는 금화조의 암수 모두가 이성에게서 느끼는 성적 매력이 밴드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야생 금화조의 다리에는 밴드가 없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수컷들은 검정과 핑크 색상의 밴드가 묶인 암컷에 더 매력을 느꼈고, 하늘색이나 연두색 밴드를 한 암컷은 인기가 없었다. 한편 암컷들은 빨간 밴드를 한 수컷을 선호했으며 하늘색이나 연두색 밴드를 한 수컷을 기피했다.

벌리의 연구는 숨겨진 선호 분야의 초기 연구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 외에도, 밴드의 사용이 실험실 조류의 짝짓기 성공 연구에서 다른 결과를 도출시키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벌리는 실험을 통해 계속해서 변수의 범위를 넓혀나갔다. 그녀는 '파티 모자'처럼 생긴 장식물로 수컷 금정조를 꾸며주었다. 어떤 새들은 머리에 가늘고 긴 관모를 가지고 있지만 금정조 120종에게는 모두 관모가 없다. 그러나 벌리가 금정조 두 종의 수컷 머리 위에 가늘고 긴 깃털을 붙여놓자, 인간에게는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웠을지 몰라도 암컷들은 이 수컷들이 평범한 수컷들보다 더욱 성적 매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