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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매트리스 - 마거릿 애트우드

솔직히 앞에 세 편(결국엔 한 이야기지만)은 재미가 없었음

근데 그 세편 이외엔 다 재밌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시녀이야기 쓰신 분 답게 ㅋㅋㅋㅋ 명쾌한 목적이 글 안에 존재한다는게 좋았음. 이게 무슨소리지..? 띠용?? 하고 길 잃을 필요 없이..

 

나는 스톤 매트리스라길래 뭔가 침대 매트리스 사이 콩 하나 때문에 잠 못잔 공주님 이야기.. 아님 ㄹㅇ 돌침대 이런걸 상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는것도 나름 충격.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남자들은 다 좆만이로 나오는게 좋았음. 짱. 


 

P.62 공원은 활기찬 분위기로 충만했다. 어린아이들은 저만치에서 프리스비를 했고, 갓난아이들은 서럽게 울어 댔고, 개들은 짖었다. 개빈은 프로그램 설명문을 탐독했다. 늘 그렇듯 과장 일색인 쓰레기 종이 쪼가리였다.

 

P.110 “완전 술고래라 방부 처리도 안 해도 될 거야."

 

P.114 조리와 틴은 쌍둥이이므로 서로 함께일 때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는 그 어떤 노력을 해도 잘 되지 않은 일이다. 속마음을 숨기고 가식적으로 굴어도 외부 사람만 속인다. 서로 앞에서는 구피처럼 투명하며, 서로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적어도 두 사람은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틴이 한때 수족관을 가진 애인을 만난 덕에 잘 알듯이 구피의 몸에도 불투명한 부분이 있다.

 

P.130 틴이 마르티알리스에게 이끌린 진짜 이유는 섹스를 향한, 틴이 사는 지금 시대보다 훨씬 덜 복잡했던 섹스를 향한 군더더기 없이 현실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마르티알리스는 로맨틱한 감정을 에둘러 표현하지도, 여자를 고귀한 영적인 소명을 띤 존재로 이상화하지도 않았다. 그런 소리를 듣고 파안대소하면 모를까! 게다가 무엇도 금기시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노예든, 여자애든, 남자애든, 젊은이든, 중년이든, 노인 이든, 앞으로든, 뒤로든, 입으로든, 손으로든, 음경으로든, 아름답게 든, 추하게든, 대놓고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든 상관없었다. 섹스는 음식 같은 기본 전제였고, 그렇기에 훌륭하면 음미하고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비웃으면 될 일이었다. 또한 섹스는 연극 같은 여흥이었으므로 공연을 보듯 평가를 내릴 수도 있었다. 순결은 여자에게든 남자 에게든 근본적인 미덕이 아니었고, 대신 특정한 형태의 우정과 관대함과 다정함은 확실히 중요하게 여겨졌다.

 

P.134 조리를 보면 막연한 두려움이 일었다. 조리는 모든 것을 원했다. 모든 사람을 원했다. 경험을 원했다. 이미 삶에 권태를 느끼고 있던 틴의 관점에서 볼 때 경험이란 것은 원했던 것을 얻지 못했을 때 갖게 되는 것이었지만, 조리는 늘 틴보다 낙관적이었다.

 

P.140 "그 사람을 사랑했다는 말만큼은 하지 마. 그건 저열하고 천박한 정욕이었어. 넌 호르몬 때문에 정신이 나가 있었던 거야." 틴은 그런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 이해한다. 틴 자신도 비슷한 상태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자기는 모르지만 남들이 보면 우습기 짝이 없는 상태에.

 

P.168 가족들은 신부님에게 뇌물을 먹였다. 이에 더해 그의 동정에 호소했다. 인간이란 모름지기 현금 봉투를 주머니에 찔러 넣으면서 자기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를 바라는 법이고 신부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P.171 가여운 사람. 엄마가 내게 갖는 애착은 손거스러미나 사마귀에 느끼는 애착과 같았다. 나는 엄마 것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나를 제거할 수 있어서 기뻐했다. 한평생 당신의 의무를 충분히 다한 것이다.

 

P.181 샘은 항의해 볼까 생각한다. 뭘 그렇게 심각하고, 냄새나고, 고약하고, 말기 암처럼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했다고 이렇게 관계를 끊으려는 거야? 돈을 좀 잊어버리고 부정한 립스틱을 묻히고 온 것 말고는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었는데. 아니면 기네스의 어조를 문제 삼을 수도 있다. 갑자기 왜 이렇게 까칠하게 구는 거야? 아니면 삐딱선을 타고 있다고 공격할 수도 있다. 당신의 유머 감각, 삶에 대한 사랑, 도덕적 균형 감각은 다 어디 간 거야? 아니면 설교를 할 수도 있다. 용서는 고결한 행위야! 아니면 그럴듯한 말로 살살 구슬릴 수 도 있다. 어떻게 당신처럼 친절하고 인내심 많고 마음 따뜻한 여자가 나처럼 취약하고 상처받은 남자를 이렇게 무자비한 정신적 몽둥 이로 후려칠 수 있는 거야? 아니면 환골탈태를 약속할 수도 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 말만 해 줘!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애원할 수 도 있지만 기네스는 분명 이미 모든 기회를 다 날려 버렸다고 대답 할 것이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기네스는 최근 그 빤한 말들을 장황하게 늘어놨을 때처럼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말할 것이다.

 

P.191 여자들을 속이려면 그들의 입술을 빤히 쳐다보면 된다. 그게 속임수 중 하나다.

 

P.197 이렇게 아무것도 못 하고 흘려보내야 하는 죽은 시간을 샘은 질색한다. 핸드폰 문자를 확인 하고, 이것저것을 눌러 보고, 이것저것을 읽어 본다.

 

P.282 "언제부터 내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고 그래? 넌 나에 대해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하지. 단지 내가 너랑 떡친다고 해서•••···”

“나라면 그걸 그런 식으로 표현하지 않을 텐데" 이레나가 말했다.

다른 건 몰라도 쓰는 표현만큼은 정숙했다.

"그럼 뭐라고 했으면 좋겠는데? 내가 그거 할 땐 너도 제법 좋아하잖아. 알겠어, 단지 내가 내 당근을 너의 그 너도나도 드나든 거기 에 찔러 넣는다고 해서•••·•."

 

P.290 책은 골프를 싫어하지만 지는 일에는 능하다. 그동안 단련도 많이 했다. 영화 제작자들에게는 알아서 져 줘야 일이 순탄히 진행될 수 있었다.

영리한 재프리. 골프장은 완벽한 은폐가 가능한 공간 아닌가.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결코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는다.

 

P.296 헛소리일까, 아니면 진심일까? 헛소리를 늘어놓는 세상에 너무도 오래 몸담은 탓에 이제는 구별하기도 어렵다.

 

P.306 아니, 진짜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사랑에 관해서라면 사랑한다는 믿음이 사랑과 똑같지 않은가?

 

P.368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윌마 자신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임에도 마음대로 나타나게 할 수도, 사라지게 할 수도 없다니,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P.395 감사의 말

마지막으로, 늘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생각을 품고 사는 그레이엄 깁슨에게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